이재명 대통령과 일본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을 접견하며 나눈 내용을 설명하고 있는 김용범 정책실장.이재명 대통령은 5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을 접견하고 초인공지능(ASI) 시대의 핵심 전략인 인재 양성·반도체 경쟁력 확보·에너지 기반 구축을 중심으로 ‘AI 기본사회’ 실현을 위한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이날 회동은 한국이 추진하는 ‘AI 기본사회’ 구상과 글로벌 AI 생태계 변화에 대한 양측의 전략적 시각을 공유하는 자리였다. 이재명 대통령은 AI를 “상수도·하수도처럼 국가의 기본적 기반시설”로 규정하며 모든 국민이 최소한의 AI 역량을 활용할 수 있는 사회를 만들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손정의 회장은 이에 깊이 공감하며, “첫째도, 둘째도, 셋째도 ASI(초인공지능)에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ASI가 인간보다 1만 배 이상의 지능을 갖는 시대가 도래할 것으로 전망하면서, 국가·기업·개인의 경쟁력은 “ASI 기술 접근성과 활용력”에 의해 갈릴 것이라고 진단했다.
손 회장은 ASI 시대 구축을 위해 필요한 4대 핵심 자원으로 에너지, 반도체, 데이터, 교육을 제시했다.
김용범 정책실장은 회담 결과 브리핑에서 “한국은 데이터센터 수요가 폭증하는 만큼 이를 뒷받침할 전력 공급 안정성 확보가 절대적”이라고 전했다.
손 회장은 한국의 반도체 경쟁력과 관련해 “메모리 분야는 세계 최고 수준이며, ASI가 확산될수록 반도체 수요는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번 회담에는 ARM의 르네 하스 CEO가 동행하며 반도체 설계 인재 육성 계획이 한층 구체화됐다. ARM은 세계 스마트폰 CPU 설계의 95% 점유를 차지하는 글로벌 팹리스 강자이자, 소프트뱅크가 지분 90%를 보유한 핵심 계열사다.
산업통상자원부는 회동 직후 ARM과 MOU를 체결하고, 가칭 ‘ARM 스쿨’ 설립을 추진하기 위한 워킹그룹 구성을 시작했다. ARM 스쿨은 향후 1,400명 규모의 글로벌 설계 인력을 양성해 한국 반도체 산업의 취약 분야인 시스템 반도체(팹리스) 경쟁력 강화를 목표로 한다.
정부는 광주과학기술원(GIST) 등을 후보지로 검토하며, 반도체 특성화 대학원 지정을 포함한 신속한 제도 지원 방안을 준비하고 있다.
손정의 회장은 “교육은 투자 대비 효용이 가장 높은 분야”라며, 한국이 AI 인재 양성에 국가 차원의 집중 투자를 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AI 기본사회 구현을 위해 국가 주도의 AI 기본역량 교육 체계 도입을 추진 중임을 밝히며 “AI 역량은 새로운 시대의 국민 기본권이자 생존 역량”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번 접견이 래리 핑크(블랙록), 샘 올트먼(OpenAI), 젠슨 황(NVIDIA) 등 글로벌 AI 리더들과의 대화를 이어가는 ‘AI 외교’ 흐름의 연장선임을 강조했다.
양측은 이 대통령의 최근 UAE 순방에서 논의된 UAE 스타게이트 프로젝트와 한국 기업 참여 로드맵도 구체적으로 검토했다.
또한 이 대통령은 “인공지능 분야의 한일 협력은 동북아 공동 번영의 열쇠”라며 손 회장에게 양국 간 가교 역할을 요청했다.
“이번 회동은 단순한 투자 논의를 넘어, 한국이 ASI 시대의 표준을 선도할 국가 전략을 갖추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큽니다.
특히 ARM 스쿨 설립과 같은 인재 양성 구조는 단기 성과보다 10년 뒤 산업 구조 자체를 바꾸는 장기적 전략자산이 됩니다.
또한 ASI 구현을 위한 4대 자원—에너지, 반도체, 데이터, 교육—은 상호 분리된 요소가 아니라 하나의 생태계입니다.
한국이 이 생태계를 선제적으로 구축한다면, 단순한 기술 추격자가 아니라 글로벌 AI 질서의 규범 제정자가 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