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추진 중인 석유화학산업 구조개편의 첫 구체적 사례가 공식화됐다. 산업통상자원부는 HD현대오일뱅크, HD현대케미칼, 롯데케미칼이 충남 서산 대산국가산업단지를 대상으로 한 사업재편계획 최종안을 제출하고 승인을 신청했다고 26일 밝혔다.

이번 계획은 정부가 8월 발표한 석유화학산업 구조개편 로드맵 이후 민간기업이 제시한 첫 사업재편 사례다. 기업들은 대산 지역 내 나프타분해설비(NCC)와 일부 범용 석유화학 설비를 줄이는 대신, 정유·석유화학 간 수직 계열화를 강화해 통합 운영체계를 구축하는 방안을 담았다.

롯데케미칼은 대산공장을 분할하고 HD현대케미칼과 합병해 설비를 통합하는 구조를 제안했다. 이를 통해 기존 범용 제품 중심의 생산구조를 특수 소재 등 고부가가치 제품 중심으로 전환해 중장기 경쟁력을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정부는 이번 사업재편계획에 대해 기업활력제고특별법에 따라 사업재편계획심의위원회 심의를 진행할 예정이다. 구조개편 필요성과 생산성·재무 안정성 개선 가능성을 종합 평가해 승인 여부를 결정하며, 승인 시 세제 혜택과 상법 특례 등 다양한 인센티브가 제공된다.

산업부는 대산 1호 프로젝트에 맞춰 세제, 연구개발(R&D), 원가절감, 규제완화 등을 포함한 ‘맞춤형 기업지원 패키지’도 발표할 계획이다. 아울러 업계와 협의를 통해 다른 지역과 기업의 사업재편계획도 연말까지 순차적으로 확정해 석유화학산업 전반의 구조개편을 가속화할 방침이다.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정유·석화의 수직 계열화를 통해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고, 고부가·스페셜티 중심의 산업 전환을 적극 지원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