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농림축산검역본부가 국내 기술로 개발한 세계 최초의 바이오 반도체 기반 구제역 현장 진단키트가 동물용 의료기기 품목 허가를 받았다. 이번 성과는 구제역 발생 시 실험실 분석 없이 현장에서 2시간 이내에 진단이 가능해지는 획기적인 전환점으로 평가된다.
검역본부와 ㈜옵토레인이 공동 개발한 이 키트는 기존 진단 방식보다 효율성과 정확도를 크게 높였다. 유전자 추출 과정 없이 바로 분석할 수 있으며, CMOS(상보형 금속산화반도체) 광학 센서 기술을 활용한 실시간 유전자 증폭 방식을 적용했다. 이를 통해 기존 진단보다 4~8배 높은 민감도를 확보했으며, 구제역 외에도 유사 증상을 보이는 6종의 바이러스를 동시에 감별할 수 있는 다중 진단 기능을 갖췄다.
기존에는 구제역 의심 가축이 발생하면 시료를 실험실로 보내 8~24시간에 걸쳐 정밀 검사를 수행해야 했지만, 이번 현장 진단 기술 도입으로 현장에서 바로 결과를 확인할 수 있다. 진단 결과는 디지털 전송 시스템을 통해 즉시 방역기관으로 전달돼 신속한 초동 대응이 가능해졌다.
또한 이번 기술의 핵심인 바이오 반도체 기반 진단 플랫폼은 바이오센서 분야의 국제 학술지 Biosensors and Bioelectronics에 게재돼 기술적 신뢰성을 인정받았다. 검역본부는 “민관 협력으로 가축방역의 디지털 전환을 이루는 동시에, K-반도체 기술의 글로벌 확산을 주도할 기반이 마련됐다”고 밝혔다.
이번 성과는 국내 연구진이 세계적으로 경쟁력 있는 반도체 기술을 방역 분야에 접목한 첫 사례로, 향후 조류인플루엔자(AI) 등 다른 가축전염병 진단 분야로의 확대 적용도 기대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