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관세청이 2025년 상반기 동안 국경단계에서 적발한 마약 밀수는 총 617건, 중량은 2,680kg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적발 건수는 70%, 중량은 800% 증가한 수치다. 단일 상반기 기준으로는 역대 최대 적발량이다.
올해 상반기 적발 중에는 페루와 에콰도르에서 출발한 대형 코카인 밀수 2건(총 2,290kg)이 포함돼 있었다. 이를 제외하더라도 390kg이 적발돼, 전년 동기 대비 31%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관세청은 이번 대량 적발의 주요 배경으로 미국과 캐나다의 국경 강화 조치에 따른 풍선효과를 지목했다. 이로 인해 중남미 마약 조직이 아시아 등으로 밀수를 확대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는 분석이다. 중남미발 밀수는 지난해 상반기보다 무려 7,824% 증가했으며, 페루발 코카인 1,690kg과 에콰도르발 600kg이 대표 사례다.
이외에도 아시아(10%), 북미(72%), 유럽(191%) 발 마약 밀수도 모두 증가 추세를 보였다. 특히 프랑스발 케타민, 영국발 필로폰 사례가 늘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마약 종류별로는 코카인의 적발 중량이 전년 대비 80배 이상 급증한 2,302kg으로 가장 많았고, 필로폰(152kg), 케타민(86kg), 대마(65kg) 순으로 뒤를 이었다. 코카인의 경우 UNODC에 따르면 최근 아시아가 종착지 또는 중간 경유지로 활용되는 사례가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케타민 역시 유럽이 주요 출발 지역으로, 국내에서는 2022년부터 적발이 급증하고 있다. 또한 성분 확인 없이 의약품 형태로 반입되는 마약성분 의약품 적발도 305건으로 전년 동기 대비 281% 증가했다.
밀수 경로별로는 여행자(248%↑)와 특송화물(105%↑) 경로의 적발이 급증했다. 반면, 국제우편을 통한 밀수는 21% 감소했다. 이는 자가소비 목적의 소규모 밀수는 물론, 유통 목적의 대형 밀수가 병행되고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
관세청은 AI 및 빅데이터를 활용한 위험분석 기반 선별검사와 더불어, 엑스레이 동시구현 시스템 및 밀리미터파 신변검색기 등 첨단 장비를 활용해 단속을 강화하고 있다. 상반기 중 자체 분석 기반으로 적발한 건수는 전체의 93%인 575건에 달했다.
또한 태국, 미국, 프랑스, 캄보디아 등 마약 출발국과의 국제 합동 단속을 통해 마약 유입을 사전에 차단하고 있다. 제주·김포 등 지방공항에서도 적극적인 단속이 이뤄졌다.
관세청은 향후 마약사범 정보 수집을 확대하고, AI 기술을 통한 위험여행자·화물 선별검사를 강화할 방침이다. 또한, 선박을 통한 대형 밀수를 추적·적발하기 위한 해외 수사기관과의 협조도 한층 강화할 계획이다.
관세청장은 “불법 마약류의 국내 침투가 심각한 상황”이라며 “관세청은 국경단계에서의 철저한 차단으로 마약으로부터 안전한 사회 실현에 앞장서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