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산림청은 올해 상반기에 국내 소나무재선충병의 급격한 확산을 저지하기 위해 역대 최대 규모의 방제를 완료했다고 밝혔다. 재선충병은 1988년 부산에서 처음 발견된 이후 매개충인 솔수염하늘소 등을 통해 빠르게 번지며 국내 산림생태계에 큰 피해를 주고 있다.
산림청에 따르면 올해 5월까지 전국적으로 149만 그루의 감염목을 조사하고, 감염 우려목을 포함해 총 261만 그루를 방제했다. 이는 기후변화와 이상고온 현상으로 매개충의 활동이 활발해지고 서식지가 확대된 데 따른 선제적 대응이다.
조사 방식에도 변화가 있었다. 기존에는 지방자치단체의 신청에 따라 조사하던 방식을 개선해 고위험 지역을 먼저 선정하고 헬기를 활용해 대대적으로 감시했다. 이에 따라 조사기간도 5개월에서 7개월로 늘어나 지난해보다 28% 증가한 448만 헥타르의 산림이 대상이 됐다.
피해 지역은 전년보다 12개 시·군·구가 늘어난 154곳으로 나타났다. 특히 포항, 울산, 안동 등 영남 지역을 중심으로 피해가 반복되고 대규모화되는 양상을 보였다. 피해 정도가 극심하거나 심각한 지역도 지난해 7곳에서 올해 10곳으로 늘었으며, 이들 지역의 감염목이 전체의 65%를 차지한다.
국립산림과학원은 기후변화 시나리오를 기반으로 재선충병의 발생 위험이 더욱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따라 산림청은 지방자치단체의 방제 역량을 높이고 헬기, 드론, 라이다, 인공지능 등을 활용해 감염 의심목을 자동으로 선별하는 시스템을 구축할 계획이다. 또한 소나무림을 활엽수 등으로 바꾸는 수종전환 방제도 피해가 반복되는 지역을 중심으로 지속적으로 추진한다.
산림청 관계자는 소나무림은 우리나라 산림의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며 국토의 생태계를 지탱하고 있는 만큼 관계 기관과 지역 주민의 관심과 협조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소나무재선충병 발생은 2021년 30만 그루에서 올해 148만 그루로 급증했다. 특히 경북과 울산 등 일부 지역에서 피해가 집중되고 있어 지역별 맞춤 대응이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