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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내란전담재판부' 의무 설치, 사법 독립의 종언이자 입법 독재의 서곡인가
  • 이노바저널
  • 등록 2025-12-29 12:46:54
  • 수정 2025-12-29 16:0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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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포메이션=이노바저널 최득진 주필(구글 노트북 LLM AI 이미지 생성)

최근 정치권을 중심으로 논의되고 있는 ‘내란전담재판부 의무 설치’를 골자로 한 법안이 우리 사회의 근간인 삼권분립과 법치주의를 심각하게 위협하고 있다. 12·3 비상계엄 사건이라는 특수한 상황을 빌미로 추진되는 이 법안은, 겉으로는 신속하고 전문적인 재판을 표방하고 있으나 그 실질은 사법부의 고유 권한을 찬탈하고 입법부가 재판의 결과까지 설계하겠다는 ‘입법 독재’의 위험한 징후를 담고 있다.


1. '무작위 배당'의 파괴와 사법 행정의 도구화


사법부의 중립성을 보장하는 가장 강력한 장치는 ‘무작위 사건 배당’ 원칙이다. 누가 재판을 맡을지 알 수 없어야 권력의 외압이나 특정 정치적 성향의 개입을 차단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번 법안은 이러한 대원칙을 정면으로 부정한다.


  • 지정 배당의 명문화: 대법원 규칙으로 정해오던 재판부 설치를 법률로 강제하고, 특정 재판부에 사건을 ‘지정 배당’하도록 하는 것은 사실상 입법부가 입맛에 맞는 판사를 고르겠다는 ‘법관 쇼핑’의 선언과 다름없다.


  • 영장 심사 단계부터의 통제: 본안 재판뿐 아니라 구속 여부를 결정하는 영장전담판사까지 별도로 지정하도록 강제하는 것은, 수사 초기 단계부터 사법 절차 전체를 입법부의 의도 아래 두겠다는 의도를 노골적으로 드러낸 것이다.


2. 헌법적 가치와 보편적 법리의 훼손


이 법안은 대한민국 헌법 제101조와 제103조가 보장하는 사법권의 독립을 형해화한다. 대한변협과 법원행정처 등 법률 전문가 집단이 한목소리로 우려를 표명하는 이유는 명확하다.


"사건 발생 후 특정인과 특정 사건을 겨냥해 재판부를 구성하는 것은 근대 법치주의가 쌓아올린 '법률이 정한 법관(Gesetzlicher Richter)' 원칙에 정면으로 위배된다."


또한, 영미법에서 엄격히 금지하는 ‘사권박탈법(Bill of Attainder)’의 성격을 띠고 있다는 점도 뼈아픈 대목이다. 특정인을 처벌하거나 불이익을 주기 위해 사후적으로 특별한 사법 절차를 만드는 것은 평등권을 침해할 뿐만 아니라, 재판 결과를 조작하려는 시도로 간주될 수밖에 없다.


3. 역사가 보내는 준엄한 경고: '인민재판소'의 망령


우리는 역사를 통해 입법 권력이 사법부를 장악했을 때 어떤 비극이 초래되었는지 이미 목격했다.

  • 나치 독일의 ‘인민재판소’는 기존 사법부가 통제되지 않자 히틀러가 정적 제거를 위해 만든 ‘사법 살인’의 도구였다.


  • 일제 강점기의 특별 사법 절차 역시 독립운동가를 탄압하기 위한 체제 수호의 수단으로 악용되었다.

만약 입법부가 재판부 구성과 배당에 개입하는 선례가 만들어진다면, 향후 정권이 바뀔 때마다 보복을 위한 특별 재판부가 우후죽순 생겨나는 악순환에 빠지게 될 것이다. 이는 사법 시스템에 대한 국민적 신뢰를 완전히 붕괴시키고, 민주주의를 퇴행시키는 자해 행위다.


결론: 경기 도중에 심판을 바꾸어서는 안 된다


축구 경기 도중 반칙이 발생했다고 해서, 해당 팀이 직접 고른 심판을 투입해 판정을 다시 하겠다고 우기는 것은 경기를 포기하겠다는 선언이다. ‘내란전담재판부 설치’는 바로 이러한 논리와 같다. 심판의 중립성을 파괴하고 경기 결과를 조작하려는 시도는 결코 정의가 될 수 없다.


지금이라도 정치권은 입법의 칼날이 사법부의 심장을 겨누고 있음을 직시해야 한다. 사법부의 독립은 민주주의를 지키는 최후의 보루이며, 이를 무너뜨린 대가는 결국 국민 모두의 인권 침해라는 부메랑으로 돌아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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