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성호 법무부 장관이 10월 17일 정부과천청사에서 필리포 그란디 유엔난민기구(UNHCR) 최고대표를 만나 글로벌 난민 위기 대응을 위한 국제사회의 연대와 책임 분담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정 장관은 대한민국이 1992년 난민협약에 가입한 이후, 2012년 아시아 최초로 난민법을 제정하고 2013년부터 시행해 왔다며 “국제사회의 책임 있는 일원으로서 앞으로도 유엔난민기구와 협력을 통해 난민 보호에 적극 참여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그란디 대표는 한국이 오랜 기간 유엔난민기구에 보여준 지원과 연대에 감사를 표하며, 현재 전 세계 강제실향민이 약 1억 2천만 명에 달하는 심각한 상황 속에서 한국이 재정착 난민과 학생난민 프로그램 등 다양한 수용 경로를 확대해 나가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정 장관은 “2015년 시작된 재정착난민사업을 통해 지금까지 268명이 국내에 정착했으며, 이를 지속적으로 추진하겠다”고 전했다. 또한 “학생난민 고등교육 프로그램을 통해 현재 2명의 난민 학생이 국내 대학에서 학업을 이어가고 있다”며 보충적 유입경로 확대를 위해 유엔난민기구와 긴밀히 협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양측은 난민 수용뿐 아니라 국내 사회와의 조화로운 공존을 위한 사회통합 정책의 중요성에도 공감했다. 이에 따라 난민의 정착 지원과 해외 선진사례 연구 등 협력 방안을 모색하기로 했다.
한편, 유엔난민기구 통계에 따르면 2024년 말 기준 전 세계 강제이주민은 약 1억 2,320만 명으로, 지난 10년간 두 배 이상 증가했다. 같은 기간 난민 인구는 약 4,270만 명에 이르며, 주요 발생국으로는 수단, 시리아, 아프가니스탄, 우크라이나 등이 꼽힌다.
대한민국의 난민 신청자는 2025년 9월 기준 13만 2천여 명이며, 난민 인정을 받은 사람은 1,621명, 인도적 체류 허가자는 2,713명이다.
재정착난민사업은 2015년 시범사업으로 시작해 2023년 제4차 외국인정책 기본계획에서 정규사업으로 전환됐다. 학생난민 고등교육 프로그램은 난민캠프 등에서 학업 의지와 자격을 갖춘 학생에게 고등교육 기회를 제공하는 제도로, 2022년부터 국내 대학에서도 운영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