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장비업체인 에프엔에스테크가 대만 아사히 램프(ASAHI LAMP)를 약 108억 원에 인수했다. 이번 거래는 산업통상자원부의 ‘투자연계형 기술확보 지원사업’의 일환으로 추진되었으며, 국내 반도체 핵심부품의 해외 의존을 줄이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아사히 램프는 반도체 공정 중 급속 열처리(RTP)와 에피택셜 증착(EPI)에 사용되는 텅스텐 할로겐 램프 제조 기술을 보유한 기업이다. 주요 고객으로는 미국의 어플라이드 머티리얼즈와 대만의 TSMC가 있다. 현재 한국은 이 분야의 고출력 램프를 전량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실정이다. 따라서 이번 인수는 단기적으로 안정적인 부품 확보와 시장 확대를 가능하게 하고, 장기적으로는 기술 내재화를 통해 공급망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산업부는 한국소재부품장비투자기관협의회(KITIA)와 함께 매물 발굴, 실사, 기술 평가를 지원해왔다. 아울러 올해부터는 공급망 전략 수립을 지원하는 제도를 신설했고, 2028년까지 소부장 관련 외국법인 인수 시 인수금액의 5~10% 세액공제를 연장 추진 중이다.
산업부 나성화 산업공급망정책관은 “해외 M&A는 기술과 시장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는 제2의 R&D”라며 정부 지원을 적극 활용해줄 것을 당부했다.
에프엔에스테크는 이번 인수 이전에도 2013년 미국 이노패드(InnoPad)를 인수하여 CMP 패드 기술을 확보한 바 있다. 현재 해당 기술은 삼성전자 등 주요 반도체 기업에 공급되고 있다.
한편, 글로벌 반도체용 할로겐 램프 시장 규모는 약 3천억 원으로 추정되며, 연평균 9~10%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그러나 이 분야는 높은 기술 장벽과 신뢰성 인증 요건으로 인해 일본 우시오(Ushio), 독일 오스람(Osram) 등 해외 기업이 과점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일부 기업만이 생산 중이며, 고출력 제품 생산은 전무한 상황이다. 이번 인수를 통해 국내 기업이 글로벌 장비사의 요구에 부합하는 기술을 확보할 경우, 국산화와 공급망 다변화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